홈페이지 종합 게시판 알리는 글 상위 홈으로
게시판 관리

뭐든지 쉽게 보면 그만큼 아프고 힘들다!

 

며칠 전에 느닷없이 그랬다.

화장실 냉온수 세면대의 온수 꼭지가 잠기지 않았다.

 

아니지, 돌리면 잠기긴 잠기는데 물이 멈추지 않았다.

대낮도 아니고 새벽의 일이다. 오줌 누고 손 씻으려는 순간이었거든.

 

우선은 아래쪽 스테인리스 호스와 연결된 밸브를 잠가서 더는 물이 새지 않게 해 놓고는-

뜯어봐야겠는데 어떻게 뜯지??? 모르겠으니까 구글링 해봤다.

 

거기서 본 영상에선 이럴 때 가볍게 풀리던데 우리 집 놈은 맨손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런 순간에 손아귀 힘을 키우려면 고무 밴드가 제격이다.

그랬기에 자전거 튜브를 닮은 고무 띠를 찾아와서는 그것 풀어야 할 자리에 칭칭 감고서 손목에 힘주어 봤다.

 

이러다 자칫 손목에 인대 나갈 것 같더라.

도저히 안 되겠기에 집안에 쓸만한 연장이라곤 다 찾아와서 덤벼들었다.

 

가장 넓은 스패너로도 턱도 없었고 기대한 파이프렌치를 다 벌려도 그 크기가 넘쳐버린다.

차라리 바이스에 꽉 물어서 그 위쪽 밸브를 뜯어버리고도 싶더라.

실재로도 여러 번 그 시도를 해봤다.

 

그러나 그 역시도 심하게 집은 자국으로 상처만 낼뿐 별반 소득은 없었어.

허허^ 그랬었는데 말이야 그 상처가 도리어 약이 될 줄이야.

그것 밸브 주변으로 생긴 우둘 툴툴 생긴 상처 탓에 헐겁던 파이프렌치를 써먹을 수 있게 돼버렸지.

 

그놈을 풀고 나니까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 술술 풀리더구먼!

그랬기에 인제는 가닥이 잡히나 싶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더라.

 

물 틀었을 때 정체 모를 하얀 부스러기가 자꾸 새 나왔는데 이제야 그 정체가 드러났거든.

나로선 당연히 처음 보지만, 무슨 '개스킷(gasket)' 같더라.

 

그 두께가 아주 얇은 것도 아니고 1.5에서 2mm쯤 되겠는데 대충 5에서 7mm 폭에 2, 3cm 길이나 됐을 거 같았는데 놈이 계속해서 부서지는 중이었기에 정확히는 모르겠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 냉온수 수도꼭지에서 온수가 멈추지 않았던 건 이것 탓에 그런 거 같더구먼^

 

그 무엇으로도 이 사태를 완전히 대처할 순 없을 것 같더군.

여기까지 오는 데도 시간이 무척 많이 걸렸지.

 

일단은 당시로서는 도저히 답이 안 보이기에 수도꼭지를 통째로 주문해 버렸지.

그러고는 그것이 들어올 때까진 임시방편으로라도 고쳐서 쓸 생각이었는데-

 

그런 맘으로 이거에 대해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어쩌면 이것 전체가(4만 오천 원 정도) 아닌 그 안에 부속만(일만 원 정도) 교체해도 가능할 듯싶더군.

그리하여 얼른 그 전체를 주문했던 곳에 '주문 취소'를 신청하고서 다른 사이트에서 그 부속을 주문한 거야.

 

그렇게 비싼 것 주문을 취소했건만, 아무런 반응도 없더니 다음날에 문자가 왔어.

이미 배송을 시작해 버렸으니, 물품을 받거든 그때 반송하라고 하더군!

 

내 참 기가 막혀서 / 사이트에선 틀림없이 '배송 준비 중'으로 떴기에 잘 됐다 싶더니만, 기어이 시간을 채워 보냈나 보더군.

참으로 건전한(?) 상술이야!

 

하여튼, 그것 취소하자마자 다른 사이트에서 부속만을 주문했지.

거기선 주문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배송 중'이라고 떴어. 웬일인가 싶더라.

 

대충 반나절쯤 지나서 우연히 핸드폰을 봤는데 문자가 와 있더군.

물건 보냈다는 그 업체에서 보낸 문자였지.

 

하필이면 물건이 떨어져서 외국에 주문해야 하는데 '내 이름'하고 '내 개인통관고유부호' 좀 보내달라더군.

'어휴^ 이 무슨 개수작이냐!' 싶었지만, 내 코가 석 자였으니 곧바로 문자에 답변 형식으로 보내줬었지.

 

관세청에 이 건이 잘못되면 신고하는 창구가 다 있었기에 안심하고서 보내줬어.

 

그런 다음 나는 고장 난 수도꼭지와 아주 심각하게 '실용 노선 싸움'을 벌였지.

 

그렇게 양 이틀을 그 싸움에 매달렸는데, 어느 정도 성과는 나더라.

그 성과 덕에 며칠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을 테고-

 

그러는 동안 반송하려던 수도꼭지가 우리 집에 들어왔지.

뜯어보지도 않고 곧바로 반송하려고 했더니 택배 배달했던 친구는 그건 그걸 산 업체에 시청하라면서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말하고는 그냥 가버리더라.

 

나는 그 소리를 귓등으로만 듣고서 새겨듣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진짜 내 실수였어.

마침, 내 사이트에 택배 업체가 열두 개 올랐기에 개중에 하나를 골라서 반송 신청을 했는데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걸 샀던 사이트에서 반송 버튼이 있었다는 걸(택배 기사가 말했던 바로 그 통로) 알고는 얼른 거기서 반송을 신청했었지.

 

그러고는 아까 내가 아는 택배사에 신청했던 걸 취소하려는데 취소 버튼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고 반송 신청한 내용을 찾아도 없는 거야. - 크크 흑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반송 신청한 곳에서 물건 우리 집 방문한다는 날이 열흘도 더 늦게 책정됐거든.

 

- 어휴! 그 긴 세월 이놈을 두고 뭘 할까??? -

실제로 궁금해지더라. 물건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지더라.

 

손으로 더듬더듬하다가 살짝 만져 본다는 게 그만 택배 골판지를 찢어버리고 말았어^!^

- 에이! 할 수 없군!! 완전히 뜯어봐야지!!! -

 

그렇게 뜯어봤는데 애초에 우리 집에 달린 것과는 판이하더라.

우리 집은 거의 삼십 년(94년 건설 시작 / 96년에 사용 승인됐는데 그것과 최신이 같을 순 없겠지!

 

어차피 뜯어버렸으니 이걸 그냥 쓰기로 했어.

얼른 반송 주문한 것부터 취소하고서 작업에 들어갔는데-

 

정말이지 어렵더라.

그 좁은 틈바구니에서 기존 것을 떼어내고 새것을 넣으려는데-

 

이건 수도꼭지 문제가 아니고 세면대 자체를 다시 놓는 기분이더라고-

 

무거운 세면대가 벽체에 단단히 붙어 있으려면 최소한 두 개의 암나사가 벽 쪽의 기초 볼트에 채워졌어야 하는데 옛날에 내가 손보면서 둘 중 하나만 채우고 하나는 미처 못 채웠다는 것도 이번에 드러나고 말았어.

그것 기초 볼트를 찾으려고 또 공구함을 통째로 다 뒤진 통에 찾아냈는데 마침 거기 들어갈 암나사도 그 볼트에 채워졌더라.

- 땡잡았지!!! -

 

그것 하면서 세면대 기둥도 쉽게 분리되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지.

한 손으로는 세면대 떨어지지 않게끔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분리된 세면대 기둥 저만큼 밀쳐놓고-

 

세면대를 벽에 붙이려면 기초 볼트 두 개에 모두 아주 작은 암나사를 끼워야 했는데 내 손이 자꾸만 미끄러져 그 암나사를 떨어뜨리니까 '진짜 지옥'이 따로 없었어!

떨어뜨릴 때마다 그 작은 암나사가 어딨는지 찾아야 했고 그걸 찾아 손을 뻗는 동안 벽체에서 세면기 떨어지지 않게끔 다른 손은 최대한으로 받쳐야 했고-

만약에 그렇게 떨어져서 굴러간 암나사가 그 '안전한 범위'를 벗어났다면 어찌 됐을까?

 

천만다행으로 그런 일은 없었어.

다른 신은 안 믿지만, 우리 하느님은 굳세게 믿는데, 틀림없이 그 하느님(내 친구 마누라님)께서 그런 사태가 없었을 거야.

 

서너 시간을 온전히 처박았는데 결국은 해냈어!

몇 번은 넘어져서 엉덩방아 비슷하게 찧었지만, 다 견딜만한 사고였고 그 막판까지 내가 상상한 범위를 넘어서지도 않았지.

 

일하는 도중에 불편했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지닌 장애 탓일 테니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업보(業報: 자신이 행한 행위에 따라 받게 되는 운명)가 아니었겠어!

 

중근이 애썼다!

그리고 우리 하느님!^! 고맙습니다!!!

 

 

~ 사랑 ~

 

~ 사랑 ~